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재테크

[경매]명도비 얼마를 줬을까?

 

 

 

낙찰이후 하나은행에서 1억5천 대출 받아서 잔금을 납부하고 아파트 소유권을 제 명의로 이전했습니다. 본격적으로 명도를 진행해야 했습니다. 낙찰을 받으면 사건기록을 열람 할 수 있는데요. 거기서 소유자(=채무자) 연락처를 찾아야 합니다. 사건 기록에 소유자 번호가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구요. 다행히 소유자 번호가 있었어요.

 

 

 

 

전화를 걸어 어떤 얘기를할지 생각한 후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했습니다. 다행히 전화를 받으시더라구요. 그 분께서 말해주신 사건의 전말은 이랬습니다.

 

아파트를 살 때 자신의 명의로 했고 시어머니가 1억을 빌려주면서 근저당을 잡았다고 합니다. 그런데 이혼을 하면서 시어머니가 아파트를 경매에 붙였다는 얘기였습니다.(왜 아들 명의로 하지 않고 며느리 명의로 했는지 의문이었습니다...아마 아들 이름으로 명의를 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나 봅니다.)

"제가 아파트 팔아서 돈 갚는다고 했는데 경매를 신청했더라구요 이상한 여자(?)에요"

라며 저에게 하소연을 했습니다. 경매 나오기까지 많은 사연이 있었겠지요.

 

본인은 현재 아이들과 따로 나가 살고 있는 상태고 전 남편만 그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얘기와 함께 연락처도 알려주었습니다.

명도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았죠.

 

 

 

집에 살고 있다는 전남편(=점유자)에게 전화를 걸었어요. 받지 않으시더라구요. 저녁쯤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. 술자리에서 전화를 하시는듯 주변이 시끄러웠어요.

"아주 좋은 집을 낙찰 받으셨네요(약간 비꼬는 말투) 집을 리모델링해서 도배만 좀 하면 되실거예요. 이사날짜는 알아보고 있으니까 정해지면 연락드릴게요"

(나중에 집을 들어가보고 알았지만 도배만 좀 하면 된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어요. 도배만 하면 되긴 개뿔...하ㅋㅋㅋ)

 

암튼 이사날짜를 알아보겠다고 했으니 한 보름은 기다렸어요. 그런데 연락이 없어서 연락을 하니까 이사할 집이 없다며 점유자들의 대표적인 레파토리를 얘기하더라구요ㅎㅎ그 말은 명도비를 달라는 말이겠죠. 그래도 먼저 명도비 얘기를 꺼내긴 싫어서

"알겠습니다. 더 알아보시고 연락주세요" 했습니다.

 

또 그렇게 일주일. 전화도 받지 않고 연락이 없어서 이번엔 집에 찾아갔습니다. 집 안에서 전자렌지 돌리는 소리가 나는데 문은 안열어주더군요.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. 점유자는 불쑥 찾아온게 화가 났나봐요.

"왜 찾아오고 뭔 지랄이에요?"

"상스럽게 말하지 마세요. 연락이 없으셔서 찾아간거예요"

"이사가려면 100만원 정도 있어야 하는데 이사비라도 주던가 막무가내로 이게 뭐하는 거예요!"라며 드디어 원하는 것을 얘기하시더라구요.

"100만원은 드리기 어려울 것 같고 일단은 남편한테 얘기해보고 말씀드릴게요"라며 전화를 종료 했습니다.

 

경매는 제가 원해서 시작한 것이니 명도도 제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어요. 그런데 남편이 한 번 통화해 보겠다고 하더군요.

남편:낙찰자 남편인데 혹시 이사 날짜를 정하셨나요?

점유자:4월 초에 이사 갈 예정 입니다. 제가 이사 나간다고 했는데 자꾸 전화하고 그러더라구요.

남편:와이프도 마음이 조급해서 그랬나봐요. 죄송합니다. 그런데 저희도 이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 이사비를 많이 드리기는 어렵고 30만원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.

점유자:네,그래요 그럼

남편:이사가시는 날 가서 짐 빠진거 보고 입금해드릴게요.

 

이렇게 쉽게 된다고?ㅋㅋㅋ여자라 얕본건가ㅠㅠ실제로 이사를 나간다고 한 날에 이사를 나가셨고 저희가 집에 도착하기 전에 새로운 집으로 출발하셨더라구요. 결국 점유자는 한 번도 만나지 못했습니다. 집에 들어가서 짐이 다 빠진걸 확인 후 30만원을 입금해드렸어요. 그렇게 명도는 30만원으로 해결했습니다.

 

역시 명도는 쉽지 않군요ㅎㅎ 다음에는 인테리어에 대해 얘기해 볼게요.